우리 사는 세상1 김춘수의 꽃 들어가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의 〈꽃〉 중에서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배웠던 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마도 김춘수의 꽃일 것입니다. 평론가들은 대개 이 시를 존재의 본질과 언어에 대한 성찰을 담은, 초기의 실존주의적 경향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또는 사물에 대한 존재론적 의미를 추구한 작품으로 해석하죠. 평론가들이 저마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시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그런 해석에 고개가 끄덕여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저 그런 답을 요구하는 시험을 치르느라 그렇게 외웠을 뿐. 어쨌거나 우리는 평론가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없어도 또는 종교나 철학에 기대지 않아도 우리의 세상을 구성하는 사물들의 본질을 언어로 표현하고 소통.. 2020. 6. 1. 이전 1 다음